안녕하세요, 오늘은 누구나 알지만 생각보다 가 본 사람은 많지 않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종묘'를 소개합니다. 몇 년 전 우연히 가보고는 종묘의 매력에 빠져, 오늘은 남편과 함께 방문했어요.
주중에는 시간제 관람으로 문화재 해설사와 동행하여 1시간 간격으로 관람이 가능한데, 저희는 토요일에 방문해서 자유 관람을 했습니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이에요. 이 가격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관람해볼 수 있다니 가성비 갑인 것 같아요.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관일이니 꼭 참고해주세요.
종묘는 인류의 문화 유산으로서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조선 시대 역대 왕과 왕후의 신위를 모시고 제향을 올리는 유교적 전통 신전으로, 조선 국가 설립 초기인 1395년에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외대문(종묘 입구)'에서 임금과 세자가 머물면서 제사 준비를 하던 '재궁'을 거쳐, 조선 역대 왕들의 제사를 지내던 '정전'과 '영녕전'을 구경했습니다.
유적지를 방문한다는 것은 과거 조상들의 흔적과 역사를 돌아본다는 의미도 있지만, 서울에 많지 않은 녹지 공간에 들어간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사람 많고 복잡한 서울 구도심에서 한 발짝만 안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한적하고 숲 내음이 나는 공간에서 조용히 걸어볼 수 있습니다. 사박사박 흙바닥을 걷는 제 발소리만 들립니다.
입구에서 제사를 지내는 '정전'과 '영녕전'까지는 이렇게 3열의 돌길이 쭈욱 나있는데요, 처음에는 중앙의 돌길을 따라 열심히 걷다가 '신로'이므로 보행을 자제하라는 안내문구를 보고 얼른 내려왔습니다^^; 조선 왕들의 영혼들이 지나다니던 신로라고 합니다.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재궁'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임금과 세자가 머물며 제사 준비를 하던 장소라고 합니다.
그리고 돌길을 따라 안쪽으로 더 들어가다보면 종묘의 중심부 '정전'에 다다릅니다. '정전'은 처음에 신실 7칸의 규모로 만들어졌다가, 점차 확대하여 지금은 신실 19칸에 이르는 매우 긴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모셔야 할 왕들의 신위가 점차 늘어나서 그랬던 것 같네요. 이곳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태조, 태종, 세종, 성종, 선조, 인조, 현종, 영조, 정조 등 조선 왕들의 신위가 모셔져 있습니다.
'정전'에 들어서면 '어? 다른 조선시대 건축물이랑은 좀 다른데'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실 거예요. 우리나라 고전 건축물들은 대개 규모가 아담하고 인위적이지 않은 곡선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묘의 정전은 규모가 상당히 크고 군더더기 없이 몇 개의 직선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복궁이나 덕수궁에서 보던 오밀조밀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느낌과는 전혀 다르고, 최소한의 선과 면으로 건축되었습니다. 아주 절제되고 심플한 모습에 심지어 현대 건축물 같다는 느낌도 들더라구요.
정면에서 보면, 가로로 긴 신실과 넓고 거대한 제단이 굉장히 웅장해 보입니다. 처음 종묘에 방문했을 때는 평생 서울에 살면서 왜 내가 이곳에 들어오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못한 걸까 후회도 들었어요. 종묘에 방문하는 그 누구나 종묘가 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유교 신전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왕들의 혼을 모시는 곳으로써 신성함을 건축물로 이렇게 잘 나타낸 사례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영녕전'도 둘러보았습니다. 영녕전의 정전에 있던 신주 일부를 옮겨 모시기 위해 나중에 지은 건물로, '정전'과 구조 및 형태는 동일하나 규모가 좀 더 아담합니다.
제단의 높이도 좀더 낮고 신실도 16칸으로 정전보다 좀더 적은 모습입니다.
기다란 목조 건축물인 정전과 영녕전,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군더더기 없는 돌담, 그리고 그 옆의 신로까지. 보고 또 보아도 역대 조선시대 건축물 중 이렇게 절제미가 돋보이는 건물이 있나 싶었습니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더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언제든 가볼 수 있어서 지금까지 안 가본 분이 있다면, 꼭 방문해보세요 : )
*종묘가 위치한 종로구는 주차가 참 어려운데ㅠ 저희는 종묘 바깥쪽 돌담을 따라 돌다 보니 버스나 차들이 주차되어있는 골목이 있어 노상 주차를 했습니다. 부분적으로 주차가 허용된 구역이 있는듯한데, 불안하다면 그랑서울 건물(주말 종일 주차 5000원)에 주차하고 걸어오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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